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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쇼미더머니9’ 우승자 릴보이(29·오승택)에게 힙합이란 무엇이냐고 묻자 ‘솔직함’ 그리고 ‘순수함’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나에게 힙합이란 음악 앞에 접두사로 ‘솔직하게’가 붙은 음악을 의미한다. 결국 내가 하는 힙합음악을 좋아해 주신다는 건 나를 좋아해 주시는 것이기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처럼 릴보이의 우승은 힙합계 변화의 상징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간 릴보이의 힙합은 상업적 대중음악 색을 띠고 있다며 힙합계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출중한 실력으로 지난 2015년 ‘쇼머더머니4’ 출연 이후 5년 만에 재도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오롯이 릴보이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낸 결과다.
편견을 바꿔보자 하는 마음으로 ‘쇼미더머니’에 나왔다는 릴보이는 우승 여부를 떠나 본인의 음악에 대한 진정성이 대중에게 어느 정도 전달됐다는 점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릴보이는 “편견을 바꾸자라는 마음이 끝날 때 즈음엔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과분한 관심을 받게 된 것 같다. 내 자신의 음악에 확신이 생겼다는게 제일 큰 수확인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쇼미더머니9’라는 긴 대장정을 끝낸 릴보이는 우승 후 대기실에서 눈물을 쏟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릴보이는 “세달을 같이 동고동락하신 분들 때문인 것 같다. 나만 그 결실을 맺었다는게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복합적인 의미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릴보이는 ‘쇼미더머니9’을 통해 ‘사람’을 얻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좋은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만났다. 집에만 있다보니 아무런 감정없이 많은 시간을 보냈었는데 쇼미더머니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여러가지 긍정적인 감정들을 많이 공유했던 것 같다”며 “또 팀 뮤지션들(원슈타인, 칠린호미, 스카이민혁 등)과 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음악을 순수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나의 모습을 되찾은 기분을 느꼈다”고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5년 만에 재도전한 ‘쇼미더머니9’에서 당당히 ‘영 보스’ 타이틀을 차지한 릴보이는 사실 경연 초기부터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그리고 세 달의 시간동안 릴보이는 ‘내일이 오면’, ‘Bad News Cypher vol.2’, ‘ON AIR’, ‘CREDIT’ 등 매 무대마다 독보적인 랩 스킬과 안정된 기량, 진한 감동까지 선보이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해냈다.
경연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역시 제한된 시간이었다. 릴보이는 “짧은 시간내에 곡을 쓰고 가사를 외워야 하다보니 어느정도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프로듀서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정말로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저스디스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리허설 때 본인팀 무대의 디테일 하나하나 신경 써주시는 모습을 봤다. 어찌보면 귀찮을 수 있는 부분까지도 전부 피드백 해주시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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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릴보이는 지난 5년간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겪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물론 그로 인한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사실 모든게 해결되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건 너무 많은 부분에서 마음에 평안을 얻었다. 많은 분들이 다시금 마음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줬다.”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준 한 명이 바로 함께 긱스로 활동 중인 멤버 루이라고. “장문의 카톡으로 응원해주곤 했었다. 아무래도 제겐 친형 같은 존재여서 이런 말을 해도 안 오그라드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사실 너무 고마웠다.”
이번 우승으로 릴보이는 상금 1억 원과 뮤직 비즈니스 플랜을 지원받는다. 상금을 어떻게 사용할 계획이냐고 묻자 릴보이는 “앞으로 차차 계획을 세우겠지만 막연하게 생각나는 건 제 앨범을 온전히 들려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라며 “음악 이외의 부분은 딱히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제 스스로의 증명의 시간을 지나 릴보이의 음악을 들려줄 차례다. 힙합이란 솔직함과 순수함이라 말해온 릴보이는 앞으로의 음악 역시 “특별히 어떤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기보다 솔직담백하게 저를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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