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IHQ 바바요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이하 '운동뚱')' 서현도 PD가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IHQ 사옥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운동뚱'은 5년 동안 먹방을 평정했던 맛있는 녀석들이 시청자들이 시키는 대로 건강하게 더 잘 먹기 위한 맞춤 건강 프로젝트. 지난 2020년 첫 공개 직후부터 약 3년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김민경이 '2022 IPSC 핸드건 월드 슛(2022 IPSC Handgun World Shoot, 이하 IPSC)'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해 화제를 모았다. 김민경의 첫 국제대회 출전기는 '운동뚱'을 통해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 서현도 PD는 김민경의 IPSC 출전에 대해 "실격당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것을 제일 뜻깊게 생각한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서 거기까지 갔다 왔다는데 끝까지 잘 마무리해준 민경 누나한테도 고맙고 고생한 스태프한테도 고맙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결과를 낼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는 것이 많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민경은 지난달 19일~24일 IPSC의 프로덕션 디비전(Production division, 공장 출하 버전) 부문에 출전했다. 5일 동안 총 30개의 스테이지를 주최 측이 정해준 순서대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김민경은 전체 1, 2부 합상 341명 중 333등, 여성부 1, 2부 합산 52명 중 51등을 기록했다.
뜻밖에도 서현도 PD는 김민경의 국가대표 발탁은 물론 IPSC 완주에 대해 "IPSC가 엘리트 체육은 아니다. 생활체육이지만 해외에서는 엘리트 체육도 직장을 가지신 분들이 훈련하셔서 도전하시고 출전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런 쪽으로 생각을 했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사실 처음에 설마 여기까지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며 털어놨다.
이어 "국가대표 선발이 안될 수도 있지만 선발전에 나가는 걸 목적으로 했는데 덜컥 대회를 나가게 됐다. 사실 어렵다, 쉽다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 할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였다.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에 대한 고민은 1도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김민경의 국가대표 발탁에 쏟아진 뜨거운 반응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거라 생각을 못했고, 평소보다 관심이 조금 더 있을 거라 생각한 정도였다. 때문에 코미디언의 국가대표 발탁에 혹여나 부정적인 반응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 역시 하지 못했다. 서현도 PD는 "사실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져버렸다"고 연신 반복했다.
이어 "IPSC는 실용 사격이다. 자체적으로 민경 누나가 무엇을 했을 때 조회수가 잘 나오는지 분석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남자들의 종목에서 남자들보다 월등히 잘했을 때 잘 나오는 것 같다는 아이템 분석이 있었다. 그래서 사격을 해보자 했다"며 "사격은 다들 올림픽 사격을 생각하시는데 어쨌든 우리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올림픽 사격은 너무 정적이었다. 그래서 이건 분량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방향을 틀었던 것"이라며 처음 사격을 다루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국가대표 선발 준비과정은 약 1년 정도. 그는 "IPSC 코리아에서 비비건(BB Gun, 일종의 공기총)으로 연습하는 곳은 하남, 실탄은 횡성에 있다. 민경 누나가 하남은 일주일에 세 번, 횡성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방문했다. 스케줄 끝나면 가서 연습하고, 스케줄 가기 전에 연습하고, 중간에 스케줄이 취소되면 또 연습했다"며 김민경의 노고를 전했다.
김민경의 국가대표 발탁, IPSC 출전에 많은 이들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느끼며 열광에 했다. 서현도 PD는 "정말 감사하다. 사격 편을 준비하고 선발전 영상을 올렸을 때 '40대가 늦은 게 아니다. 40대부터도 준비하면 된다'는 댓글이 있더라. 그걸 보면서 참 감사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PD로서 원한 바를 충분히 시청자한테 전달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보람됐다"며 뿌듯하게 말했다.
"다들 아시겠지만 '운동뚱'은 '맛있는 녀석들'에서 파생된 프로그램이에요. 이영식 PD님이 최초로 만드셨고. 처음에는 단순히 '운동을 하자' 생각했고 각종 운동들을 조금씩 해왔어요. 제가 넘겨받은 시점에서는 이미 해볼 수 있을만한, 할 수 있을만한 운동이 끝을 보이고 있던 시점이었어요. 이걸 어떻게 하면 더 끌고 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 조금 스토리를 담고 싶었어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느리지만 계속 꾸준히 하다 보면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스토리를 담고 싶었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댓글을 묻자 서현도 PD는 아주 초창기, 필라테스 편 이야기를 꺼냈다. '언니가 필라테스 하는 걸 보고 용기를 얻어서 시작했다'라는 댓글이라고. 그는 "그게 제일 컸다. 그걸 원동력 삼아 지금까지 왔다. 요 근래에는 '늦은 때라는 건 없다'라는 댓글들이 좀 있었다. 그냥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된다' 이런 댓글들이 좀 와닿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서현도 PD는 IPSC 국가대표 발탁 이후 김민경이 사격으로 대회에 나갈 것이라는 댓글이 '성지'가 됐다며 "그게 벌써 1년 전이다. 우리가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시점에 달린. '와, 그렇네. 우리가 이걸 했네'하며 조금 신기했다"며 앞으로의 기획을 전했다. 그가 언급한 것은 뜻밖에도 영화였다. 김민경이 '불백 위도우', '기억을 잃은 국정원 요원' 등의 별명을 갖고 있고, 그동안 예고편 형식으로 내보냈다고.
그는 "가장 최근에는 액션스쿨에서 스턴트를 배운 적 있다. 시도는 해보고 싶은데 여러 가지 제반 조건들이 갖춰져야 하는 것들도 있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리더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사격처럼. 운 때가 맞아야 하고 여러 것들이 있지만 큰 기획들을 해보려 한다"며 덧붙였다.
그러나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서현도 PD가 시키거나 맛 둥이(구독자명)들이 시키거나, 올라오는 댓글을 받아 서현도 PD가 시키거나. '시켜서 한다'에 대한 큰 틀이 변한 것은 없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김민경의 태도. 처음 김민경은 운동이라는 걸 처음 하던 사람이다 보니 새로운 운동을 할 때 겁을 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못할 것 같은데'라고. 그러나 운동은 결국 일맥상통하는 법. 점차 김민경은 '옛날에 배울 때 해봤는데'라며 조금 겁을 덜 내게 됐다.
"민경 누나가 새로운 운동을 접할 때 바뀐 건, 아무래도 겁을 내지 않는다는 것 말고는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헬스를 할 때는 처음 하는 거니까 낯설고 무서워서 싫었다면 지금은 제작진이 과하게 밀어붙이거든요. 누나, 해야지. 누나 이거 말고 할 게 없어. 이런 식으로. 그러다 보니 부담감이 작용하는 거죠. '이걸 못하면 어떡하지. 못하면 안 되는데, 잘해야 하는데' 이런 부담감이 강해지다 보니까. 예전에는 무서웠다면 지금은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것들이 많아졌어요."
이러한 부담감은 IPSC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민경이 전한 가장 먼저 전한 소감은 "끝났다"였다.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민경 장군' 채널에 올라온 걸 보면 자기 생활이 없었다고 하는데. 진짜 훈련하고 공부하고 준비하고. 집에도 에어 소프트 건을 사드렸고 과녁도 만들어드렸거든요. 정말 자기 생활이 아예 없었어요. 그래서 '드디어 끝났다. 내가 실격당하지 않고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를 했다'였어요. 사실 우리도 그 이상 다른 걸 물어보기 그렇더라고요."
때문에 앞으로 김민경이 사격을 계속할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서현도 PD는 "돌아가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일단 지금은 누나가 좀 쉬게끔 하는 상황이다. 고생도 많았고 사격대회를 하면서 소속사 JDB엔터테인먼트와 되게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스케줄 정리도 계속해왔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민경 누나를 과하게 돌린 경향이 없잖아 있다"며 "그 생활을 1년 가까이했기 때문에 지금은 아무 생각하지 말고 쉬라고 하는 중이다. 다른 프로그램도 출연해야 하고. 앞으로 사격을 계속해보라고 하기에는 지금은 조금. 하지만 모른다. 어디 해외 나가서 쏘고 계실지"라고 웃었다.
이어 서현도 PD는 김민경의 매력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시켜서 하는데 진심으로 열심히 하는 것. 본인이 시작이야 시켜서 했고 하기 싫어하지만 막상 하다 보면 촬영을 떠나 눈빛에서 나온다고. 정말 진심으로 운동을 하는구나 느껴지는 바가 있다며 칭찬했다.
또한 그는 "민경 누나가 당연히 못할 거라는 인식이 초반에 특히 있었다. 그런 편견들을 깨 나가는 게 두 번째 매력이다. 남자들의 운동, 마른 여자들의 운동이라고 대표되는 운동들에서. 남자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충분한 재능을 뽐내고. 이런 점에서 대리만족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민경과 '운동 뚱'을 향해 쏟아지는 긍정적이고 유쾌한 반응들. 이 역시 서현도 PD는 비슷하게 해석했다. 그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면서도 "누구나 목표는 있다. 운동, 영어공부, 금연. 다들 목적들이 있는데 실행을 못하는 거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래도 꾸준히 계속해서 실현을 했다는 것. 거기서 보시는 분들이 조금 박수 쳐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자랑스레 미소 지었다.
인터뷰가 끝나자, 서현도 PD는 기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말했다. 그는 "'운동뚱' 팀이 사격 편을 준비하고 여기까지 온건 나 혼자 해서 온 게 아니다. 어쨌건 나는 메인 PD로 수장이다 보니 '이걸 하자'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연출팀, PD, 작가들은 내 한마디에 찾아야 할게 상당히 많다. 그런 것에 대해 의견은 내되 이견은 내지 않고 같이 으X 으X 해준 제작진들 너무 고맙다"며 "그리고 제작진 못지않게 스케줄 관리부터 시합장에도 온 JDB 소속사 관계자 분들도"라고 감사를 표했다.
"제작진이 요구한 바를 충실히 수행해주고 충분히 시간을 할애해서 개인의 시간을 빼가면서 연습한 민경 누나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이 있어요. 언제 전화해도 훈련하러 오라고 하신 IPSC 코리아 관계자 분들. 같이 연습할 때 힘 실어주시고 모자란 부분 채워주신 같이 출전하신 선수님들.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어서 이걸 만들 수 있었어요."
[사진 = IHQ 바바요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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